저희 부부는 십여 년 전 결혼했을 때보다 수입과 자산이 20~30배 이상 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 증가폭은 저희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그 정도면 이제 좀 쉬면서 살아도 되지 않냐"는 것이죠. 제 대답은 간단합니다. 지금 40대인데, 앞으로 60년을 놀면서 뭘 하며 살겠습니까. 경제적 자유를 달성했다는 것과 일을 그만둬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축습관이 부를 만드는 구조적 원리
미국의 100만 장자 2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8%가 저축을 가장 중요한 부의 요소로 꼽았습니다(출처: Ramsey Solutions). 여기서 '100만 장자'란 순자산(Net Worth)이 100만 달러, 즉 약 13억 원 이상인 사람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빚을 모두 뺀 실제 자산이 13억 원 이상인 사람들이죠.
제 경험상 저축의 본질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행위가 아닙니다. 소득 증가분을 소비로 전환하지 않고 자산으로 축적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희 부부가 수입이 20배 이상 늘었음에도 소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처음부터 소득과 소비를 분리하는 구조를 만들어뒀기 때문이죠.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 30년간 연평균 8~10%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출처: S&P Global). 이 수익률로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하면 복리효과(Compound Interest)가 발생합니다. 복리효과란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현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증가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는 것을 말합니다.
실제로 월 100만 원씩 30년간 연 8% 수익률로 투자하면 약 14억 원이 됩니다. 원금은 3.6억 원이지만, 복리 덕분에 10억 원 이상이 추가로 불어나는 겁니다. 이것이 바로 일찍 시작한 저축습관이 만드는 부의 구조입니다.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득 증가분의 최소 70%는 자동으로 저축/투자 계좌로 이체
- 생활비는 과거 수준을 최대한 유지하며 인플레이션율만큼만 조정
- 저축된 금액은 즉시 분산투자하여 현금으로 보유하지 않음
소비통제가 어려운 심리적 메커니즘
17세에 복권 14억 원에 당첨된 영국 소녀가 복권 회사를 고소한 사건이 있습니다. 무분별한 소비로 인생이 피폐해졌다는 이유였죠. 많은 사람들이 "그 돈 아껴 쓰면 되지"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쉽지 않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설명합니다. 쾌락 적응이란 특정 수준의 소비에 익숙해지면 그 이하로는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워지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 한 번 올라간 생활 수준은 다시 내리기가 심리적으로 극도로 힘들다는 겁니다.
제가 20대 후반 BMW 3시리즈 컨버터블 매장에 갔을 때를 떨어 올립니다. 당시 부동산 투자로 돈을 좀 벌었고, 지방 근무라 차가 필요했습니다. 견적을 뽑으면서 "나는 이 정도 고생했으니 이 정도 차는 타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전형적인 자기 합리화였죠. 결국 정신을 차리고 그 돈을 재투자했지만, 그 유혹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지금도 생생합니다.
소비 통제가 어려운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사회적 비교: SNS에서 타인의 소비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낌
- 보상 심리: "열심히 일했으니 나 자신에게 선물할 자격이 있다"는 합리화
- 습관화: 한 번 높아진 소비 수준이 새로운 기준선(Baseline)이 됨
저희 부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체적인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가장 큰 지출인 자녀 교육비도 정해놓은 기준 이상은 절대 쓰지 않습니다. 주변에 비슷한 소득 수준인데 훨씬 더 많이 쓰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는 그런 모습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달라진 건 사는 집 정도뿐입니다. 집도 투자 관점에서 선택한 것이지, 과시를 위한 소비가 아니었습니다.
자산증식을 통한 진짜 경제적 자유
1990년에 개그맨 이하룡 씨가 압구정 건물을 4억 원에 매입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그 건물 가치는 100억 원이 됐습니다. 1990년 대졸 초봉이 1천만 원이던 시절에 4억을 모았다는 것은, 지금으로 치면 연봉 5천만 원인 사람이 30~40억을 모은 것과 같은 수준입니다(출처: 통계청).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게 아닙니다. ROI(Return on Investment)가 높은 자산에 전 재산을 집중 투자했다는 점입니다. ROI란 투자 대비 수익률을 의미하는데, 4억이 100억이 됐으니 ROI는 약 2,400%입니다.
제 경험상 자산증식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현금 보유 최소화: 저축한 돈은 즉시 자산으로 전환 (부동산, 주식, 채권 등)
- 분산투자: 한 곳에 몰빵 하지 않고 위험을 분산
- 장기 보유: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최소 10년 이상 관점 유지
저희는 결혼 38년 차 퇴직자 분의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그분은 현재 수입 900만 원 중 생활비 300만 원, 비상금 100만 원을 제외한 500만 원을 매달 저축합니다. 월세 받는 재건축 아파트도 보유하고 계시죠. 중요한 건 이 모든 게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겁니다. 38년간 단 한 달도 빠짐없이 꾸준히 저축하고 투자한 결과입니다.
자산증식에서 가장 큰 적은 조급함입니다. "1년에 5억씩 5년만 벌고 끝내자"는 생각보다 "1년에 5천씩 50년 동안 벌자"는 마인드가 훨씬 현실적입니다. 전자를 선택하려면 5억을 벌면서도 연봉 5천 수준의 소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거든요.
저희가 지금도 계속 일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을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하고, 그렇게 모은 자산으로 진짜 은퇴 후 60년을 편하게 살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40대에 놀면 앞으로 60년을 뭐 하며 살겠습니까. 책만 읽고 화분만 키우며 살 수는 없는 노릇이죠. 일 자체가 저희에게는 삶의 의미이자 다른 사람을 돕는 방법입니다. 저희 직업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받은 수입을 자산으로 쌓아가는 이 선순환 구조가 저희를 계속 움직이게 만듭니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누구나 압니다. 다이어트 방법을 몰라서 살을 못 빼는 게 아니듯, 저축과 투자 방법을 몰라서 부자가 못 되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실행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하세요. 월급이 얼마든, 나이가 몇이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빠른 시작점입니다. 저희도 처음엔 적은 금액부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라 습관입니다. 그 습관이 10년, 20년, 30년 쌓이면 여러분도 경제적 자유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