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의 돈을 훔치는데 아무도 모른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는 짐바브웨에서 100조 짜리 지폐를 기념품으로 받았을 때, 그게 단순한 경제 실패가 아니라 의도된 결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습니다. 로마 제국부터 현대 한국까지, 권력자들이 국민의 부를 빼앗는 방식은 놀랍게도 동일합니다. 동전에 구리를 섞든, 중앙은행이 키보드로 숫자를 찍어내든 결과는 같습니다. 당신의 저축이 조용히 증발하는 것이죠.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겁니다.

착취적 제도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로마 황제들은 전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지만 세금을 더 걷을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데나리우스 동전의 은 함량을 줄이고 구리를 섞었습니다. 겉은 은으로 도금하고 속은 구리로 채우는 방식이었죠. 제국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척했지만, 그 동전을 받는 모든 사람이 대가를 치렀습니다. 물가는 폭등했고 저축은 의미가 없어졌으며 임금은 물가를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베네수엘라 사례를 연구하면서 비슷한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석유 수출에만 의존하던 정부가 저유가 시대에도 포퓰리즘 정책을 유지했고, 민간 기업을 국유화하면서 경제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2020년 초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300%에 달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니라 소수의 권력 유지를 위해 다수를 희생시킨 결과였습니다.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밝힌 것처럼, 소수 지배층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다수 시민의 생산적 활동을 저해하는 구조를 만들 때 국가적 빈곤이 발생합니다. 재산권이 보호되지 않으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결과물을 빼앗기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중세 유럽의 강제 대출도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왕들이 부유한 상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강요했고, 거부하면 재산을 몰수당하거나 목숨을 잃었죠.
인플레이션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금
1990년에 자장면 한 그릇이 1,000원이었습니다. 지금은 7,000원이 넘습니다. 30년 만에 일곱 배가 오른 거죠. 강남 아파트 평당 가격은 5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20배가 올랐습니다. 반면 평균 임금은 8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네 배도 안 올랐습니다. 이게 바로 인플레이션입니다. 정부가 당신의 저축에서 조용히 세금을 걷는 방법이죠.
1694년 영국 은행이 창설된 건 자선 사업이 아니었습니다. 정부는 프랑스와의 전쟁 자금이 필요했고, 부유한 투자자들이 정부 채권을 사 주었습니다. 그 대가로 정부는 세금으로 조달된 이자 지급을 보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세금은 누가 냈을까요? 소금, 맥주, 옷감 같은 일상 상품에 붙은 세금을 통해 일반 사람들이 냈습니다. 부자들은 안정적인 이자를 받았고, 가난한 사람들은 그 이자를 내기 위해 더 높은 세금을 냈습니다.
한국은행은 1950년 설립됐지만, 실제로는 1997년 IMF 외환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0년 팬데믹 경제 위기를 막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위기를 더 키웠죠. 2008년 이후 양적 완화로 수십조 원을 풀었지만, 그 돈은 은행과 대기업, 부동산 시장으로 갔습니다. 동네 자영업자나 직장인에게는 오지 않았습니다. 상위 10%의 자산은 두 배 이상 늘었지만, 하위 50%의 자산은 거의 그대로였습니다. 부동산 가격은 10년 새 두 배가 됐지만 평균 임금은 30%밖에 안 올랐습니다.
화폐 가치 하락과 빚의 진실
한국의 국가 부채는 1997년 IMF 외환 위기 직후 GDP 대비 10% 수준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20%대를 유지했지만, 2008년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30%를 넘었고 2020년 코로나 이후에는 50%에 육박했습니다. 2026년 현재는 약 1,415조 원이 넘습니다. 불과 20년 만에 다섯 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이 빚은 누가 갚을까요? 저희 세대와 저희 아이들입니다.
저는 국민연금 수령 나이가 계속 올라가는 걸 보면서 이게 세대 간 폰지 사기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지금 일하는 사람들이 낸 돈으로 지금 은퇴한 사람들에게 지급하는 구조거든요. 1988년 국민연금이 만들어졌을 때 평균 수명이 70세였고 수령 나이는 60세였습니다. 지금은 평균 수명이 83세인데 수령 나이는 63세로 조금만 올랐습니다. 전문가들은 70세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출산율은 0.7명대로 떨어졌고, 2050년이 되면 일하는 사람 1.2명이 은퇴한 사람 한 명을 부양해야 합니다.
아르헨티나는 한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국이었지만, 만성적인 재정 적자와 포퓰리즘 정책, 외채 누적으로 경제 위기가 반복됐습니다. 잦은 화폐 가치 폭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중산층이 붕괴하고 빈곤율이 급증했습니다. 한국도 같은 길을 걷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 대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빚을 지도록 허용한 건 재벌과 정부, 은행이 하나로 얽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퇴직한 관료들이 대기업 고문이 되고, 재벌 총수들이 정치인과 골프를 치는 회전문 현상 때문이죠.
결국 핵심은 이겁니다. 속임수가 살아 있고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이 매년 저축을 갉아먹고 있고, 정부가 비용을 국민에게 간접적인 방식으로 떠넘기는 바람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연결 고리를 파악하지 못합니다. 금융 교육은 저항입니다. 경제사 지식은 무기죠. 속임수를 알면 조종당하기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저는 부동산과 주식, 금 같은 실물 자산에 투자하면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예금만 가지고 있으면 인플레이션이 그 가치를 천천히 갉아먹으니까요. 시스템이 돌아간다고 해서 그게 당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고 가정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