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려면 열심히 일하면 될까요? 아니면 돈 공부를 열심히 하면 될까요? 많은 분들이 "돈 공부를 해야 부자가 된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합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제가 깨달은 건, 정작 중요한 건 돈 공부가 아니라 경제 공부였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그 시기에 월급을 다 모아 5천만 원을 저축한 직장인과 집 한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의 자산 증가 속도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성실히 일한 사람은 계단을 내려왔고, 뒷짐 지고 있던 사람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경제 공부와 돈 공부의 본질적 차이
많은 분들이 돈 공부와 경제 공부를 같은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저는 이 둘이 완전히 다르다고 봅니다. 돈 공부란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는지, 어떤 코인이 오를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반면 경제 공부는 세상을 넓게 보는 것, 우물 밖으로 나오는 행위입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습니다. 여기서 CPI란 일반 가정에서 구입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물가 상승률을 파악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 지표입니다(출처: 한국은행). 이 수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을 멈출 가능성이 커졌고, 한국은행도 덩달아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그 결과 시중금리가 안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로 전환됐고,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지구 반대편 미국의 물가 발표가 제 아버지의 갭 투자 성과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우리 집 식탁의 반찬 개수까지 바꿀 줄은 몰랐으니까요. 이게 바로 경제 공부입니다. 세상을 작게 보는 게 아니라 크게 보는 것, 우물 속에서 하늘을 동그랗게 보는 게 아니라 우물 밖으로 나와 하늘 전체를 보는 것입니다.
시대를 구분하지 못하면 철부지가 된다
'철부지'라는 단어를 한번 생각해 보세요. '철'은 계절을 뜻하고 '부지'는 알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계절의 변화를 모르는 사람이라는 뜻이죠.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고 가을에 추수하듯, 투자도 시대를 구분하고 그 시대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합니다.
제가 경험한 2020~2021년은 완화적 통화정책(Accommodative Monetary Policy)의 시대였습니다. 완화적 통화정책이란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통화량을 늘리고 금리를 낮추는 정책을 말합니다. 팬데믹으로 경제가 얼어붙자 각국 정부는 제로금리를 도입하고 막대한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습니다. 그 결과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자산 가격이 급등했죠.
반면 2022년부터는 긴축의 시대로 전환됐습니다.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고, 돈이 은행으로 다시 쏠리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하향 안정화됐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국내 아파트 매매가격 등락률은 계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출처: 통계청).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MZ세대가 2021년 말 집값이 오르고 금리가 낮은 걸 보고 "앞으로도 이럴 거야"라고 판단해 영끌로 집을 샀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들은 시대를 구분하지 못했고, 가을이 왔는데 씨를 뿌린 철부지가 된 겁니다. 그 결과 집값은 떨어지고 변동금리로 받은 대출 이자는 치솟아 이중고를 겪게 됐죠.
재테크의 본질은 소득을 자산과 바꾸는 것
그렇다면 재테크란 무엇일까요? 저는 재테크를 "소득을 적정한 시점에 적정한 자산과 바꾸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게 아니라, 내 소득의 일부를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금이든 어떤 자산과 교환하는 행위입니다.
왜냐하면 소득의 증가 속도가 자산 가치의 증가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2020~2021년 강남 아파트 가격은 20% 정도 올랐습니다. 그 2년간 열심히 일해서 5천만 원을 모았다 해도, 강남 아파트 한 채 가격이 3억 원 올랐다면 상대적으로 3억 5천만 원만큼 가난해진 겁니다. 이게 바로 자산을 보유하지 않으면 열심히 성실히 가난해지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포트폴리오(Portfolio) 구성에 신경을 씁니다. 포트폴리오란 보유한 다양한 자산의 조합을 의미하며,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완화의 시대에는 주식과 부동산 비중을 늘리고, 긴축의 시대에는 현금과 채권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시대에 맞춰 자산 배분을 조정합니다.
제가 실제로 활용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유튜브 전문가 채널을 통해 각 자산군별 특성과 투자 전략을 학습
- 1년 단위로 투자 공부를 하며 친구들의 성공·실패 사례를 벤치마킹
- 초기에는 펀드로 시작해 시장 흐름을 관찰하고, 이후 소액 분할 매수로 직접 투자 경험 축적
- 취미(글쓰기, 디자인 등)를 수익화하여 추가 파이프라인 구축
돈 공부가 아닌 금융 문해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
흔히 부자가 되려면 돈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저는 오히려 자녀에게 돈 공부를 시키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어릴 때부터 주식 투자에 성공하면 아이는 "열심히 일해서 역량을 쌓아 부자가 되자"보다 "주식으로 돈 벌면 되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반대로 실패하면 그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계속 주식에만 매달릴 수 있죠.
대신 필요한 건 금융 문해력(Financial Literacy)입니다. 금융 문해력이란 돈의 흐름을 이해하고 합리적인 금융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는 단순히 종목 추천을 받는 게 아니라 다음 네 가지 능력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첫째, 돈을 버는 능력입니다. 자기 계발과 생산성 향상으로 몸값을 높이고, 사업이나 창업을 통해 근로 소득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죠. 둘째, 돈을 모으고 관리하는 능력입니다. 현금 흐름을 관리하고 시드머니를 마련하며, 개인 재무제표를 작성해 어디서 돈이 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셋째, 돈을 불리는 능력입니다. 주식 투자 시 좋은 회사와 경영자를 알아보는 안목을 기르고, 부동산은 예산에 맞는 내 집 마련 로드맵을 세웁니다. 이때 투자 3대 요소인 수익성, 안전성, 환금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넷째, 돈을 유지하고 쓰는 능력입니다. 세금과 세무를 공부해 절세하고, 경제 신문과 트렌드를 읽으며 변화에 대응하는 부자 마인드셋을 갖춰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네 가지를 순환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득 향상 → 절약 → 투자 → 절세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면, 돈에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돈을 도구로 활용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결국 부자가 되는 길은 단기간에 대박을 터뜨리는 게 아니라, 경제의 흐름을 읽고 시대에 맞는 자산 배분을 하며 꾸준히 금융 문해력을 키우는 데 있습니다. 저 역시 여전히 배우는 중이지만, 적어도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보다는 눈을 뜨고 경제를 보며 의사결정을 내리려 노력합니다. 여러분도 지금부터라도 경제 공부를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부자로 가는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