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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이자 논쟁 (은행 vs 크립토, 클레리티법, 금융 권력)

by 경제적인 자유를 위하여 2026. 3. 16.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히 '변동성 없는 암호화폐' 정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 같은 거대 은행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은행이 예금자에게 0.02%를 주면서 스테이블코인이 4%를 제공하려 하자 로비로 막고 있다는 지적이었죠. 2026년 2월 기준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360억 달러에 달하며, 테더는 미국 국채 보유 규모만 1,410억 달러로 한국이나 독일보다 많은 국채를 보유한 17위 보유국 수준입니다(출처: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이 엄청난 자본 이동 속에서 은행과 크립토 업계가 벌이는 전쟁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스테이블코인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사진

은행이 독점해 온 신용 창조 시스템

여러분은 은행에 100만 원을 예금하면 은행이 그 돈으로 정확히 얼마를 버는지 아시나요? 미국 4대 은행(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 시티그룹)의 2025년 합산 순이익은 약 1,221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70조 원에 달합니다. 그런데 예금자에게 돌아오는 이자는 연 0.01%에 불과하죠. 이 격차가 어떻게 발생하는 걸까요?

핵심은 '부분지급준비제도(Fractional Reserve Banking)'에 있습니다. 여기서 부분지급준비제도란 은행이 예금의 일부만 보유하고 나머지는 대출로 운용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은행은 여러분의 예금 100만 원을 담보로 900만 원을 대출해 줄 수 있습니다. 장부상으로 없던 돈 900만 원을 만들어내는 거죠. 국가가 보증한다는 신뢰 하나만으로 허공에서 돈을 팽창시키는 겁니다.

제가 직접 국내 시중은행 예금 이자를 확인해 봤는데, 한국은 그나마 2% 정도라 괜찮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상황이 달랐습니다. 체이스은행 기본 저축계좌 이자는 연 0.01%,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동일하게 0.01%였죠.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전국 평균 보통예금 이자는 0.39%에 불과합니다(출처: FDIC). 반면 대출 이자는 4~5% 대니까 마진이 4% 이상입니다. 그것도 여러분의 예금으로 900% 이상의 레버리지를 써서 말이죠.

더 놀라운 건 위기 상황에서의 비대칭 구조입니다. 2008년 금융 위기 때 은행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로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했을 때, 연준은 '최종 대부자'라는 명분으로 천문학적인 유동성을 공급해 대형 금융기관의 파산을 막았죠. 평상시 막대한 이익은 소수의 금융 자본이 사유화하고, 위기 시 리스크와 비용은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구조. 솔직히 이 부분을 제대로 알고 나니 왜 사토시 나카모토가 2009년 비트코인 제네시스 블록에 "영국 재무장관, 은행에 대한 2차 구제금융 직전"이라는 신문 헤드라인을 새겨 넣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흔드는 예금 시장의 균형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은 이 구조를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해외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 예치 보상 프로그램을 써본 적이 있는데, 연 4% 정도의 보상을 받았습니다. 은행 예금 이자와는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었죠.

스테이블코인의 핵심 메커니즘은 이렇습니다. 발행사(테더, 서클 등)는 1달러를 받으면 1 USDT 또는 1 USDC를 발행하고, 받은 달러로 미국 국채를 삽니다. 테더의 경우 직접 보유 국채만 1,120억 달러, 레포(Repo) 포함하면 1,410억 달러에 달하죠. 이 국채에서 나오는 이자는 원래 발행사가 독식합니다. 미국의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라는 법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직접적인 이자 지급을 금지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지니어스 액트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보유자에게 직접 이자를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허점이 있었습니다. 제3자 플랫폼이 '보상 프로그램'으로 지급하는 건 허용됐거든요. 코인베이스는 아예 USDC 발행사인 서클과 파트너십을 맺어 막대한 국채 이자 수익을 직접 나눕니다. 법적으로는 '이자'가 아니라 '로열티', '프로모션 보상'이라는 우회로를 탄 거죠. 은행 입장에서 보면 이름만 보상이지 실질적으로 이자와 다를 게 없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CEO 브라이언 모이니한은 2026년 1월 실적 발표에서 직접 경고했습니다. "이자가 붙는 스테이블코인이 허용되면 미국 은행 예금 6조 달러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요. 6조 달러면 미국 전체 상업은행 예금의 30~35%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생존의 문제인 거죠.

제가 실제로 해외 송금을 해본 경험을 말씀드리면, 은행을 통하면 2~5일 걸리고 중개 수수료도 상당했습니다. 하지만 스테이블코인(USDC)을 이용하니 몇 분 만에 송금이 완료됐고 수수료도 훨씬 저렴했죠. 중간 은행 중개자(SWIFT망 등) 없이 P2P(Peer-to-Peer)로 직접 송금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효율성 차이를 직접 경험하고 나니, 왜 은행들이 이토록 필사적으로 막으려 하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클레리티법에 숨겨진 은행의 반격

2025년 하원을 통과한 클레리티 액트(Clarity Act)는 표면적으로 크립토 시장 전체에 규제 틀을 잡는 포괄적 시장 구조법이었습니다. 크립토 업계가 수년간 원했던 '규제 명확성'이 드디어 오는 것처럼 보였죠. 그런데 2026년 1월 12일 상원 은행위원회가 278페이지짜리 수정 초안을 공개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크립토 업계 법률팀이 48시간 동안 분석한 결과, 은행 로비 단체가 심어놓은 독소 조항들이 발견됐습니다. 첫째, 토큰화된 주식(이더리움 1,120억 달러, 솔라나 170억 달러 규모)을 전통 증권으로 분류해 블록체인의 24시간 거래를 원천 봉쇄하려 했습니다. 둘째,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Decentralized Finance)에 전통 금융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려 했죠. 여기서 디파이란 은행 같은 중개자 없이 블록체인 코드만으로 작동하는 금융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갤럭시 리서치는 이를 "애국자법 이후 최대 규모의 금융 감시 확대"라고 경고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건 셋째 조항이었습니다.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예치 보상, 그 우회로를 완전히 틀어막았습니다. 이자든 보상이든 이름에 상관없이 전부 금지한 거죠. 지니어스 액트에서 못 막았던 걸 이 법안에 심어서 한꺼번에 되찾으려 한 겁니다.

2026년 1월 14일, 상원 마크업 투표를 하루 앞두고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이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코인베이스는 이 법안을 지지할 수 없습니다." 그날 저녁 상원 은행위원회가 마크업 연기를 발표했죠.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암스트롱은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와 정면 충돌했고, 카르다노 창시자 찰스 호스킨슨은 더 강경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그냥 통과시키자는 의견도 있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 우리를 고소하고 감옥에 보낸 바로 그 사람들에게 혁명을 넘겨주는 게 낫다고? 혼돈 속에서라도 올바른 것을 위해 싸우겠다."

업계가 갈라진 겁니다. 코인베이스는 스테이블코인 수익이 총매출의 약 20%니까 이 법안이 통과되면 핵심 수익원이 날아갑니다. 반면 리플이나 A16Z 같은 곳은 어떤 형태든 규제가 잡히는 게 유리한 회사들이죠. 솔직히 저는 이 분열을 보면서, 이건 단순히 크립토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월스트리트 내부에서도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실제로 세력은 세 갈래로 나뉩니다. 첫째, 상업은행(JP모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은 대중의 예금 6조 달러를 낮은 이자로 가두어두고 예대마진을 챙기는 기존 권력입니다. 둘째, 자산운용사와 빅테크(블랙록, 페이팔, 스트라이프)는 돈이 전 세계로 빠르고 싸게 이동해야 수수료를 버는 세력이죠. 은행이 독점하던 SWIFT 같은 느리고 비싼 결제망이 불만이고, 이걸 대체하기 위해 블록체인 고속도로를 깔고 있습니다. 셋째, 크립토 네이티브(코인베이스, 디파이 생태계, 개인 참여자들)는 아예 중개자 자체를 코드로 대체하겠다는 세력입니다.

여러분이 서클에서 USDC를 사면 그 달러는 상업은행이 아니라 블랙록이 관리하는 국채 펀드로 들어가고 BNY멜론 금고에 보관됩니다. 상업은행의 파이가 자산운용사로 직행하고 있는 거죠. 비자·마스터카드 다음은 결제 인프라, 스트라이프는 아예 자체 블록체인 '템포(Tempo)'를 만들어서 은행 결제망을 대체해 나가려 하고 있고요. 페이팔은 자체 스테이블코인 PYUSD를 솔라나 위에 올려서 42억 달러 규모로 키웠고, 블랙록은 토큰화 국채 펀드 BUIDL을 이더리움과 솔라나에 25억 달러 이상 배포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디파이 프로토콜 에이브(Aave)를 써본 경험을 말씀드리면, 이더리움을 예치하고 예치 증명서인 stETH(스테이킹 이더리움) 토큰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수증 자체가 또 자산으로 인정돼서, stETH를 다른 프로토콜의 담보로 넣으면 스테이블코인 USDC를 빌릴 수 있었죠. 그리고 그 USDC를 다시 예치하면 또 다른 자산을 빌릴 수 있었습니다. 레고 블록처럼 끊임없이 쌓아 올리는 거죠. 업계에서는 이걸 '머니 레고(Money LEGO)'라고 부릅니다.

전통 은행이 장부 위에서 100을 900으로 불리듯, 디파이 생태계에서도 재담보를 통해 신용이 팽창합니다. 팽창의 주체가 은행에서 코드로 바뀌었을 뿐, 자본주의의 팽창 엔진은 멈추지 않는 겁니다. 실제로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 에이브의 누적 거래액은 이미 1조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은행이라는 중앙 통제실 없이 오직 코드와 담보만으로 1조 달러어치의 신용이 허공에서 창조된 거죠.

그런데 수수료 구조를 보면 더 놀랍습니다. 대출자가 5%의 이자를 내면 코드가 시스템 유지비로 약 0.5%를 가져갑니다. 나머지 4.5%는 유동성을 제공한 개인에게 직접 가죠. 수백 년 동안 신용 시스템 한가운데 앉아서 4.99%의 마진을 가져가던 거대한 중개자, 그 자리를 0.5% 수수료의 코드가 대체하기 시작한 겁니다.

결국 클레리티법을 둘러싼 치열한 로비의 진짜 목적은 '지배력 유지'에 있습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거대한 인프라 혁신을 피할 수 없다면, 기술은 받아들이되 그 위에서 돌아가는 생태계의 진입로는 철저히 기득권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뜻이죠.

저는 이 싸움을 지켜보면서 한 가지 확신하게 됐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금융의 역사는 언제나 이 메커니즘을 모르는 대중의 부가 소수에게로 흘러가는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태어난 이후, 그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누가 얼마를 가져가는지 온체인이라는 공개된 장부를 통해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기 시작한 거죠. 물론 레거시 금융도 켄튼(Canton) 같은 폐쇄형 블록체인을 만들어서 보여줄 것과 감출 것을 스스로 설계하려 하고 있습니다. 투명성이라는 무기에 대한 기존 권력의 대응이죠.

하지만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존 질서가 균열을 일으키고 새로운 시스템이 태동하는 이 거대한 과도기야말로 부의 지도가 재편되는 시그널이기도 했습니다. 이 격전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건 확실합니다. 여러분은 이 변화 속에서 어느 쪽에 서 계신가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mv6P7zXh1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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