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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수익 지키기 (행운과 실력, 도파민 함정, 생존 원칙)

by 경제적인 자유를 위하여 2026. 5. 23.

3년 전 2차 전지 상승장에서 꽤 괜찮은 수익을 냈습니다. 팔고 나왔는데 주가가 더 올랐고, 어느 정도 빠지고 나서 다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것도 고점이었더군요. 2년 넘게 자금이 묶이면서, 작년과 올해 다른 섹터가 폭등할 때 아무것도 못 했습니다. 주식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지키는 게 훨씬 어렵다는 걸, 저는 꽤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웠습니다.

주식 수익 지키기

행운과 실력,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면 반드시 무너진다

저도 처음엔 수익이 나면 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차 전지가 오를 때 먼저 들어갔고, 남들보다 빨리 공부했고, 그러니 당연히 내 판단이 맞았다고 여겼죠. 그런데 솔직히 지금 되돌아보면, 그 수익의 상당 부분은 섹터 전체가 끌어올려 준 흐름 덕분이었습니다. 저만 잘한 게 아니었던 거죠.

심리학에서 자기 귀인 편향(Self-Attribution Bia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자기 귀인 편향이란, 좋은 결과는 내 능력 덕분이라고 해석하고 나쁜 결과는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는 인간의 본능적 사고 패턴을 의미합니다. 주식 시장에서 이 편향이 작동하면 투자자는 자신의 판단력을 실제보다 훨씬 높게 평가하고, 결국 더 큰 금액을 시장에 던지게 됩니다.

2020년 코로나 폭락 이후 나스닥 레버리지 ETF에 올라탄 투자자들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TQQQ는 나스닥 100 지수 일간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쉽게 말해 지수가 1% 오르면 3% 수익이 나지만 반대로 1% 떨어지면 3% 손실이 나는 구조입니다. 2020년 한 해 270% 넘게 폭등했지만, 그건 미국 연준의 제로 금리 정책과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내 실력이 아니라 거대한 파도 위에 올라탄 것뿐이었는데, 뇌는 그걸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NH투자증권이 171만 개인투자자 계좌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가 70% 가까이 폭등한 상승장에서도 투자자의 54%가 평균 931만 원의 손실 상태였다고 밝혔습니다(출처: NH투자증권). 역대급 불장에서도 절반 이상이 지는 게임이라면, 수익이 났을 때 그게 실력인지 운인지 먼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도파민 함정, 달달한 맛이 판단력을 통째로 망가뜨린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처음 큰 수익이 났을 때,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 더 넣었으면 더 벌었는데." 5천 넣어서 5억이 됐어? 그럼 1억 넣었으면 10억이었는데,라는 계산이 자동으로 되더군요. 그게 바로 시드머니를 추가로 늘리다 고점에 물리는 시작점이었습니다.

행동경제학에서 하우스머니 효과(House Money Effec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하우스머니 효과란, 투자나 도박에서 번 돈은 처음부터 내가 가진 돈과 달리 심리적으로 가볍게 느껴져 더 과감하게 위험을 감수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마트에서 양파 100원 아끼려고 전단지를 뒤지는 사람이, 클릭 몇 번으로 불어난 계좌 잔고에서는 수천만 원을 아무렇지 않게 던져 넣는 기현상이 바로 이 때문에 생깁니다.

여기에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가 합류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집니다. FOMO란 다른 사람들이 수익을 내고 있는데 나만 빠져 있을 때 느끼는 극심한 불안과 소외감을 뜻합니다. 2021년 회사 점심시간에 주식 얘기 안 하는 사람이 없었고, 택시 기사님도 레버리지 ETF를 논하던 그 분위기를 기억하시는 분 많을 겁니다. 제 경험상 바로 그 순간, 매도 버튼 위에 올려놓은 손가락이 얼어붙었습니다.

300년 전 만유인력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도 이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1720년 남해회사 주식으로 큰 수익을 내고 빠져나왔다가, 주변 사람들이 계속 돈을 버는 걸 보고 훨씬 비싼 가격에 더 큰 금액으로 재진입했고, 버블이 터지면서 현재 가치 기준 약 40억 원을 잃었습니다. 뇌가 달달한 맛을 한 번 각인하면, 그 기준점 아래로는 절대 만족하지 못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3억을 맛본 뇌는 다시 3억을 태워서 잃고, 그걸 복구하려다 깡통까지 가는 패턴이 반복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생존 원칙, 더 버는 것보다 살아남는 구조가 먼저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장투(장기투자)가 무조건 안전하다는 말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영업이익 5000억에 연 매출 1~2조 짜리 우량 기업을 바닥이라고 생각해서 샀는데, 지하실을 파고 내려가더군요. 매수가 근처를 일봉 기준으로 9번이나 찌르고 다시 처박혔고, 결국 5번째 즈음에 소폭 손해를 보고 팔아버렸습니다. 실적을 믿고 버텼는데, 2020년 저점 수준까지 주가가 밀렸습니다. 실적이 좋다고 주가가 반드시 오르지 않는다는 걸, 저는 2년을 써서 확인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은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딱 하나입니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보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를 먼저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워런 버핏은 2024년 미국 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8분기 연속 주식을 순매도하며 현금을 546조 원 수준까지 쌓았습니다. 전체 자산의 약 31%를 현금으로 유지한 것입니다(출처: Berkshire Hathaway).

나심 탈레브가 제시한 바벨 전략(Barbell Strategy)도 같은 맥락입니다. 바벨 전략이란 자산의 85~90%는 현금, 예금, 국채처럼 원금이 절대 손상되지 않는 초안전 자산에 두고, 나머지 10~15%만 고위험 투자에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고위험 부분이 전부 날아가도 일상이 무너지지 않고, 대박이 나면 전체 자산이 크게 불어나는 구조가 됩니다.

실제로 제가 올해 건설주와 코스피 200 덕분에 어느 정도 회복한 뒤, 수익의 25%를 매각해 증권사 대출 8000만 원을 갚고 현금 일부를 은행에 넣어뒀습니다. 파티가 고조될수록 현금을 챙겨야 한다는 걸, 이제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알게 됐습니다.

투자에서 지켜야 할 핵심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수익이 크게 났을 때 일부를 반드시 시장 밖으로 빼놓는다
  • 주변 모두가 특정 종목이나 테마를 이야기할 때가 바로 경계해야 할 신호다
  • 레버리지와 신용거래는 단 한 번의 오판이 회복 불가능한 손실로 이어진다
  • 어떤 상황에서도 일상이 무너지지 않을 자산 구조를 먼저 만든다

큰 수익을 낸 뒤 그 돈을 지켜내는 것은 의지력이 아니라 미리 세운 원칙의 문제입니다. 파티장 음악이 흘러나오고 옆 사람이 춤추고 있을 때 혼자 나오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그래서 "얼마 이상 오르면 반드시 일부 매도한다"는 기계적인 규칙이, 그 어떤 분석보다 투자자를 오래 살아남게 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아직 배우는 중이고, 앞으로도 틀릴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더 버는 것보다 잃지 않는 구조를 먼저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mHrftoJl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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