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도 처음엔 "집 한 채는 있어야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모두 부동산 이야기를 할 때, 저만 주식 이야기를 하면 괜히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죠. 하지만 몇 년간 투자를 하면서 깨달은 건, 진짜 부는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내 시간을 얼마나 소유하느냐'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 시장 상황을 보면 부동산과 암호화폐, 금까지 모든 자산이 거품(Bubble) 상태에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왜 저는 여전히 주식 투자를 선택하는지, 그리고 하락장에서 어떻게 오히려 기회를 잡았는지 제 경험을 공유하려 합니다.

왜 모두가 부동산에 올인할 때 저는 주식을 택했을까?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건 한국에서나 호주에서나 너무나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집니다. 하지만 정말 그게 최선일까요? 제가 주식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레버리지의 위험'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레버리지(Leverage)란 타인의 자본, 즉 대출을 이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보통 집값의 20~30%만 자기 돈으로 내고 나머지는 은행에서 빌립니다.
문제는 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20~30년간 월급의 상당 부분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골드코스트 같은 곳에서 평범한 3 베드롬 아파트가 400만 달러(약 35억 원)에 거래되는데, 임대 수익률은 고작 3% 수준입니다. 연 이자율이 6%라면 매년 7~8%씩 손해를 보면서 버티는 셈이죠. 제가 만난 한 투자자는 이런 상황을 "새 없는 덤불을 사는 것"이라고 표현하더군요. 워런 버핏의 비유를 빌리자면, 투자란 덤불 안에 새가 몇 마리 있는지 알고 그 새를 어떻게 꺼낼지 아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은 새가 없는 덤불, 즉 현금 흐름이 없는 자산에 투기하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저는 대신 빚 없이 주식에 투자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부채가 없으면 파산할 일도 없으니까요. 2023년 기준 호주의 평균 주택가격 대비 소득 배율은 13배에 달합니다(출처: 호주통계청). 미국은 4배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거품이 심한지 알 수 있죠. 대출 없이 천천히 배당주를 모으면서, 저는 금요일 낮 12시에 해변 카페에 앉아 이 글을 쓸 수 있는 자유를 얻었습니다. 제 친구들은 그 시간에 사무실에서 대출 상환을 위해 일하고 있었죠.
하락장이 두려웠던 초보 시절, 그리고 깨달음
저도 처음엔 주식 폭락장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매일 아침 "-5% 하락" 알림이 뜨고, 수익률은 계속 마이너스였죠. 멘탈이 흔들려서 손해 보는 종목을 급하게 팔아버린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몇 달 뒤 보니 제가 판 주식들이 제 매수가보다 5%에서 많게는 50%까지 올라 있더군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내가 투자 방식 자체를 잘못 이해하고 있었구나."
그 이후로는 분할 매수 전략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전체 투자 계획 금액의 10%만 투자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20%를 추가로 매수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하니까 오히려 하락장이 반가워지더라고요. 가격이 내려갈수록 더 많은 주식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2022년 금리 인상기에 우량주들이 크게 빠졌을 때, 저는 매달 조금씩 사 모았고 2023년 반등장에서 상당한 수익을 봤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PER(주가수익비율)입니다. PER이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몇 년이 걸리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PER 15배인 기업은 이론적으로 15년이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뜻이죠. 저는 S&P 500 평균 PER이 30배를 넘어선 지금, 15배 이하의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 매수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과열됐을 때 저평가 종목에 집중하면, 폭락장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버틸 수 있습니다.
지금 모든 자산이 거품이라고? 그럼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부동산도 거품, 비트코인도 거품이면 대체 어디에 투자하라는 거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맞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자산이 역사적 고점 근처에 있습니다. 나스닥은 PER 40배, 금은 2024년에만 30% 이상 올랐고,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극심하죠. 2024년 3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관련 트윗 하나에 나스닥이 5% 빠지고,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1,050만 개 계좌가 청산(강제 매도)됐습니다(출처: 블룸버그).
하지만 거품 속에서도 가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4년 말 기준 3,700억 달러(약 500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죠. "지금은 좋은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 시장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5년 안에 조정이 올지 모르지만, 50년 안에는 반드시 온다." 그래서 저도 현금 비중을 평소보다 높게 유지하면서, ROE(자기 자본이익률) 15% 이상의 우량주만 선별적으로 매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ROE란 기업이 주주의 돈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구체적으로 제 포트폴리오에는 다음과 같은 종목들이 있습니다.
- 알리바바(중국 이커머스 1위, PER 15배로 저평가)
- 유나이티드헬스(미국 건강보험 1위, PER 15배)
- 버크셔 해서웨이(현금 비중 높아 하락장에 유리)
이들 기업은 시장 평균 PER 30배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되면서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시장이 폭락해도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고, 회복도 빠르죠.
비트코인은 왜 투자하지 않는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엔 금도, 비트코인도 '새 없는 덤불'일 뿐입니다. 배당도 없고, 이자도 없고, 임대료도 없습니다. 오로지 가격 상승만 기대하고 사는 거죠. 비트코인 한 개가 12만 달러라는데, 그게 적정 가격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어제 가격과 비교할 뿐, 내재가치를 측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급락 시 거래 정지 장치)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식 시장은 1929년 대공황, 1987년 블랙먼데이,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급락 시 거래를 멈추고, 공매도를 금지하죠. 하지만 암호화폐는 24시간 거래되고, 레버리지 규제도 느슨합니다. 한 번 패닉이 오면 99% 폭락도 가능한 구조입니다. 실제로 2022년 테라-루나 사태 때 하루 만에 99% 폭락한 사례가 있었죠.
저는 제 자산을 그런 위험에 노출시킬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이 "너만 뒤처진다"며 놀려도, 저는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 공포)에 휩쓸리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신데렐라가 무도회에서 춤추다가 자정에 호박마차로 변하는 것처럼, 암호화폐 시장도 언젠가 붕괴할 겁니다. 문제는 벽에 시계가 없다는 거죠. 언제 자정이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결국 투자의 핵심은 "내가 이해하는 자산에, 합리적인 가격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모든 자산이 비쌀 때는 조급해하지 말고, 현금을 쥐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도 훌륭한 전략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레버리지 없이, 꾸준히 저평가 우량주를 모아갈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투자 스타일이 맞는지 먼저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누군가의 성공 사례를 맹목적으로 따라 하기보다,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우는 게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