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솔직히 처음엔 10억이라는 숫자가 너무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 월급 200만 원 받으면서 그중 100만 원을 적금과 투자에 넣는 생활을 1년 넘게 이어오다 보니, 10억이 아니라 첫 1억부터 만드는 게 진짜 중요하다는 걸 체감하게 됐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10억을 바라보며 막연하게 불안해하고 계시진 않나요?

왜 첫 1억이 10억보다 어려울까
많은 분들이 착각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10억이 훨씬 큰돈인데 왜 1억이 더 어렵다고 말하느냐는 겁니다. 하지만 자산을 실제로 모아본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압니다. 첫 1억까지는 거의 전부가 내 힘으로만 만들어야 하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복리(compound interest)라는 개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여기서 복리란 원금에 이자가 붙고, 그 이자에 다시 이자가 붙어 자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복리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일정 규모 이상의 시드머니(seed money), 즉 종잣돈이 필요합니다(출처: 금융감독원). 1천만 원이 있을 때 10% 수익률이 나면 100만 원이 늘어나지만, 1억이 있을 때 같은 10%가 오르면 천만 원이 늘어납니다. 이 차이가 바로 자산 구조가 바뀌는 지점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월급에서 남는 돈을 모으는 방식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카드값 빠지고, 경조사비 나가고, 예상치 못한 지출이 생기면 남는 돈이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월급이 들어오면 먼저 적금 50만 원이 자동으로 빠져나가고, 투자 계좌로 50만 원 이상이 이체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놨습니다. 남는 돈으로 사는 게 아니라 먼저 떼어놓고 남은 돈으로 사는 구조로 바꾼 겁니다.
적금과 투자, 어떻게 병행할 것인가
첫 1억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적금만 할까요, 투자도 해야 하나요?"입니다. 제 경험상 둘 다 필요합니다. 적금은 원금 보장이라는 안전망을 제공하고, 투자는 자산이 실제로 불어나는 속도를 만들어줍니다.
저는 현재 적금에 월 50만 원을 넣고, 나머지는 미국 주식 ETF와 개별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QQQM(나스닥 100 추종 ETF), VOO(S&P 500 추종 ETF), SCHG(미국 대형 성장주 ETF)에 각각 일정 금액을 적립식으로 매수합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코카콜라, 뱅크오브아메리카 같은 개별 종목도 소액으로 꾸준히 사 모으고 있습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특정 지수나 자산군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여러 기업의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아놓은 상품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QQM은 나스닥에 상장된 100개 기술주를, VOO는 미국 대표 기업 500개를 담고 있어서 개별 종목을 하나하나 고르는 부담 없이 분산 투자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적금은 만기가 되면 그 돈을 다시 투자 자금으로 전환합니다. 단, 아무 때나 투자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크게 위축됐을 때, 예를 들어 코로나 같은 재난 상황이나 경제 위기가 왔을 때를 노립니다. 그때 나스닥 추종 ETF나 엔비디아 같은 종목을 비교적 낮은 가격에 매수하기 위해 현금을 일부 보유하는 겁니다. 완벽한 타이밍을 잡겠다는 게 아니라, 남들이 공포에 떨 때 담담하게 살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두는 겁니다.
자산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첫 1억을 넘어서면 확실히 감각이 달라집니다. 제가 직접 일해서 버는 돈만이 아니라, 이미 모여 있는 자산도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걸 자산소득(asset income)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자산소득이란 근로소득 외에 보유한 자산이 만들어내는 수익을 뜻합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가구당 평균 자산은 약 5억 4천만 원에 달하지만, 중윗값은 3억 원 수준으로 집계됩니다(출처: 통계청). 이는 상위 소득층의 자산이 평균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의미이며, 실제 대다수 가구는 자산 형성 초기 단계에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1억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상위 구간으로 진입하는 첫 관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아직 1억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도 시장이 좋을 때는 자산이 한 달에 수십만 원씩 늘어나는 걸 경험했습니다. 물론 떨어질 때는 그만큼 빠지기도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돈이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는 겁니다. 이 감각이 생기면 10억은 더 이상 비현실적인 숫자가 아니라 시간표를 그릴 수 있는 목표로 바뀝니다.
여기서 핵심은 꾸준함입니다. 단기적으로 큰 수익을 노리는 게 아니라, 매달 정해진 금액을 기계적으로 투자하는 DCA(Dollar Cost Averaging) 방식이 필요합니다. DCA란 정액 분할 매수 전략으로,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고점에서 몰빵 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자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소득을 키워야 속도가 붙는다
아무리 절약해도 한계는 있습니다. 커피를 덜 마시고, 배달을 줄이고, 옷을 덜 사는 것만으로는 인생이 확 바뀌지 않습니다. 정말 속도를 바꾸고 싶다면 소득 자체를 늘려야 합니다.
월 100만 원 투자하는 사람과 월 200만 원 투자하는 사람은 같은 수익률로 가도 도착 시간이 완전히 다릅니다. 그래서 저도 지금은 알바를 병행하면서 투자 시드를 더 빨리 모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본업 외에 추가 수입을 만드는 건 쉽지 않지만, 이게 결국 첫 1억까지 가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소득을 늘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이직을 통해 연봉을 올릴 수도 있고, 부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프리랜서로 전환해 수입을 다각화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내 몸값을 올리기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겁니다. 자격증을 따든, 새로운 기술을 배우든, 인맥을 넓히든 결국 나 자신이 가장 확실한 자산입니다.
제 방법이 완벽한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뭐라도 시도해 보는 것이 실패를 무서워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첫 1억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돈에 대한 감각을 키워주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발판이 됩니다.
결국 10억은 어느 날 갑자기 굴러 들어오는 숫자가 아닙니다. 첫 1억이 만든 가속도의 결과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 생각을 바꾸셔야 합니다. 10억만 바라보며 막막해하지 말고, 죽어라 첫 1억부터 만드십시오. 매달 얼마를 모을 수 있는지 적어보고, 자동 이체를 걸고, 장기적으로 모아갈 자산을 정하고, 무엇보다 소득을 올릴 방법을 함께 고민하십시오. 첫 1억을 넘기는 순간부터 여러분은 완전히 다른 게임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