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과 국장 투자 (롤러코스터장세, 반도체·방산, 장기투자)
저도 처음 주식을 시작했을 때는 상승장에서 20% 수익을 냈다가, 횡보장이 오자마자 40%를 날린 경험이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넣으면 무조건 오른다고 믿었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요즘 중동 전쟁으로 국내 증시가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이는 걸 보면서, 그때 제가 얼마나 잘못된 방식으로 대응했는지 새삼 떠올렸습니다.

롤러코스터 장세, 왜 지금 유독 심한가
솔직히 이번 변동성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사이드카가 하루 이틀 사이로 매도·매수 방향을 번갈아 가며 발동되는 건 국내 증시 역사에서도 드문 일입니다. 사이드카란 주가지수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제도입니다. 시장이 지나치게 과열되거나 패닉 상태로 빠지는 걸 막기 위한 안전장치입니다.
흥미로운 건, 같은 기간 해외 증시는 국내만큼 극단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트럼프발 불확실성, 그리고 더 큰 이유는 시장에 초보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됐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이 주로 ETF를 통해 투자하고 있다는 것도 변동성을 키운 원인 중 하나입니다. ETF란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된 펀드로, 여러 종목을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 거래할 수 있게 만든 금융 상품입니다. ETF를 매도하면 그 안에 담긴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하고, 매수하면 일제히 오르는 구조여서 시장 전체 변동폭이 커집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핵심입니다. 저도 처음엔 손실이 나면 빨리 팔고 싶고, 수익이 나면 계속 들고 싶었습니다. 이론상으로는 반대로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주식창을 열면 그렇게 됩니다. 이렇게 경험 없는 투자자들이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건 어떻게 보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변동성이 줄어드는 건, 이 과정 자체가 시장의 성숙통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장세에서 개인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이드카 발동은 시장 붕괴 신호가 아니라 일시적 과열·패닉 신호입니다
- 초보 투자자 유입 + ETF 집중 매매가 변동성을 증폭시킨 구조적 원인입니다
- 변동이 점차 줄어드는 건 시장이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전쟁은 반드시 끝나고, 그 후에 돈은 움직인다
일반적으로 전쟁이 나면 주식은 내려가고 금은 올라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주식도 빠지고, 금도 빠지고, 채권도 빠졌습니다. 이건 시장이 어떤 자산도 믿지 못하겠다는 심리가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계속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역사적으로 전쟁 이후 시장은 결국 올랐습니다. 1970~80년대 오일쇼크 시기에도, 2차 세계대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쟁이 새로운 산업을 촉발하기 때문입니다. 방산이 올랐고, 건설이 올랐고, 그 시절엔 인텔이 올랐습니다. 지금은 AI, 반도체, 방산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이번 중동 전쟁에서 중요한 법적 제약이 있습니다. 미국 전쟁권한법(War Powers Act)에 따르면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이 수행할 수 있는 전쟁은 최대 90일입니다. 여기서 전쟁권한법이란 1973년 제정된 법으로,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60일 이상 전투를 지속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법률입니다. 철수를 조건으로 30일을 추가할 수 있지만, 결국 자동 종료됩니다. 즉, 트럼프가 마음먹는다고 전쟁을 계속 이어갈 수 없는 구조입니다. 협상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미국이 이번 전쟁에서 얻은 게 없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나토와의 갈등은 깊어졌고, 페트로 달러 체제가 흔들리면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늘었습니다. 페트로 달러란 원유 거래 대금을 달러로 결제하는 체제로,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는 핵심 근거입니다. 이 체제가 흔들리면 달러 가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전쟁으로 이익을 본 건 러시아와 중국이었고, 미국 입장에선 손해를 본 전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한국 반도체·방산, 지금이 진짜 기회인 이유
가격이 올랐으니 비싼 것 아닌가 싶은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삼성전자가 20만 원 넘고 하이닉스가 100만 원을 다시 넘어서는 걸 보면서 망설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은 가격을 사는 게 아니라 가치를 사는 것입니다.
여기서 핵심 개념이 밸류에이션입니다. 밸류에이션이란 기업의 현재 주가가 실제 이익 대비 얼마나 비싸거나 싼 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연간 이익이 40조 원 초반이었는데, 한 분기 이익이 57조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가격은 올랐지만 이익이 더 크게 올랐으니, 오히려 밸류에이션 기준으로는 저평가 구간일 수 있다는 겁니다. 내년 이익 추정치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이익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그에 반해 현재 시가총액은 엔비디아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를 포함한 주요 해외 증권사들은 이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최소 2030년까지는 해소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방산은 제가 생각보다 훨씬 강한 수혜를 받을 것으로 봅니다. 이번 전쟁에서 한국 무기가 실전에 처음 투입됐고, 명중률이 96%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은 현재 자국 무기 재고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타국에 수출할 여력이 없습니다. 실제로 노르웨이는 미국에 주문했던 물량을 한국으로 돌렸습니다. 중동 국가들도 미국 중심의 안보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한국 방산 기업의 수주 파이프라인은 당분간 두텁게 유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흐름은 워런 버핏이 일본 5대 상사에 대규모 투자한 것과도 맥락이 연결됩니다. 일본 5대 상사는 글로벌 광물 수급권의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 지정학적 불안이 이어질수록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입니다(출처: 한국은행).
제 경험상 이렇게 외부 변수가 극단적으로 작동할 때 빠르게 대응하려다가 더 큰 손실을 봤습니다. 트럼프처럼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매일 맞추려 하면 결국 심리가 무너지고 오판이 생깁니다. 저는 지금은 우량주에 넣어 두고, 많이 빠질 때 추가로 담는 방법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수익률이 거의 3배 가까이 된 건 그 이후입니다.
결국 전쟁은 끝납니다. 시장은 그 이후를 먼저 반영하기 시작합니다. 다만 전쟁 종료 후에도 관세 재부과, 연준 금리 정책, 엘니뇨에 따른 자연재해, 미중 갈등 등 변수는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주가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아서, 하나의 재료가 해소되면 다음 재료가 나옵니다. 그래서 단기 대응보다는 큰 흐름을 읽는 눈을 키우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된 방법으로 배웠다면 저도 그 40% 손실은 피할 수 있었을 겁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